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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결 속을 거닐다
박나연 개인전
2025. 7. 6. - 7. 12.
나는 오랫동안 머물러온 익숙한 동네가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 안에 스며든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결을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익숙한 공간이
점차 낯설어져 가는 순간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마주한 이질적인 감각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시도이다.
친숙했던 장소가 사라지고,
기억 속 풍경이
낯선 모습으로 재구성되는 장면을
마주할 때 느끼는 것은
단순한 상실감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기억이
서로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감정의 층위가 생겨난다.
나는 그 복합적인 감정의 결을 따라
천천히 그 시간을 거닐어보고자 했다.
그러한 감정의 궤적은 익숙한 공간뿐 아니라
낯선 풍경 속에서도 불쑥 드러나곤 했다.
익숙한 길목과 풍경들이 빠르게 변해가는 가운데,
낯선 여행지에서 마주한 순간들은
내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눈으로 덮인 겨울 바다와 흐린 구름,
동네 산책 중 마주친 풀잎의 미세한 떨림,
멀리서 들려오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처음 밟아본 도시의 거리와 건물들까지.
나는 이질적인 풍경 속에서
오히려 내 안의 오래된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한 감각을 경험했다.
그 익숙하면서도 낯선 순간들은
기쁨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감정의 복합체로
이번 작업의 정서적 배경이 되었다.
〈시간의 결 속을 거닐다〉는
이러한 감정의 여러 층위를 따라 걷는 여정이다.
변화된 풍경 안에 배어든 감정의 흔적과
기억의 시간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낯섦 속에 숨겨진 익숙함,
익숙한 공간에서 새롭게 발견한 감각들이
이 작업을 통해 개인의 기억을 넘어 관람자 각자의 내면에
잔잔한 울림을 만들어내기를 바란다.
(박나연, 2025)
박나연 작가는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대학원 시각디자인과에서 석사학위를,
숙명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한국화여성작가회 회원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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