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통합 검색

[103 아트랩] 아트스페이스 103 × 민준희 _ 2025.3. - 2025.6.
  • 작성자 artspace103
  • 조회수 15
2025-05-18 12:25:41

 

[103 아트랩] Art Space 103 × 민준희

• 레지던시 2025.3.1. - 2025.5.20.

• 개인전 2025.5.21. - 2025.6.1.

 

민준희, 구구, 비둘기가 운다, 2025, 리놀륨 판화, 25x20cm

 

민준희, 비둘기, 2024, 리놀륨 판화, 20x20cm

 

구구, 저는 비둘기입니다. 

사방이 회색 아파트인 도시에서 살고 있죠. 

저는 이 도시가 좋습니다. 

저는 이 도시에 아주 오래 살았답니다. 

원래 이 도시에 살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 고향은 

우거진 숲과 맑은 강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곳이었죠. 

하지만 먹고 살기위해서 

이 도시로 올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아주 작은 집에 살며 

매일같이 힘든 일을 버텨냈고, 

자식들까지 키워냈습니다. 

이젠 이 공간이 

너무 소중하고 아늑하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주변 집들이 무너지고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어요. 

이웃 비둘기들도 여기저기 흩어졌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집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세운다고 합니다. 

도저히 막을 수 없네요. 

구구, 저는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최근 서울은 재개발 바람이 불어왔다. 

내가 살고 있는 봉천동 임대아파트 옆 

주택가도 재개발이 확정됐다.

어릴 때부터 뛰놀던 골목은 사라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재개발을 실시하지만

원래 살고 있던 그들을 이곳에 남겨두지 않는다.

우리 동네에는 노인들이 정말 많다. 

인생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마땅한 벌이가 없어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골목에 들어서면 

나란히 정차된 리어카들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재개발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골목이 사라지면 집도, 폐지도 사라진다.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 것인가.

 

민준희, 수레 끄는 노인, 2024, 리놀륨 판화, 30.5x22.8cm

 

민준희, 폐지 손수레 2, 2024, 폐지에 리놀륨 판화, 30x22.5cm

 

나는 추석이나 설 연휴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동네를 산책하곤 한다. 

한참 걷다가 좁은 골목으로 걸음을 이어갔다. 

골목에 들어서니 

건설사에서 게시한 현수막이 눈에 띈다. 

현수막에는 

“○○동 ○구역 조합원님 

풍요롭고 희망찬 명절 보내세요.”

라고 적혀있었다. 

그 옆 담벼락에는 

“자진 이주기간 종료. (이주율:90%) 

미이주세대에 대해서 

소송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예금 압류 등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것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라는 

아주 위협적인 텍스트가 적힌 현수막도 있었다. 

이렇듯 재개발은 

언제나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며 

폭력을 동반한다.

 

나는 거의 평생을 봉천동에서 살았다. 

이 동네에 대한 애정이 깊다. 

낡고, 긁힌 

도시의 못난 부분을 도려내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아쉬울 따름이다.

(글: 민준희)

 

민준희, 함께 같이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우리, 2024, 현수막 천에 유채, 70x250cm

민준희, 함께 같이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우리, 2024, 설치 전경

 

◦◦◦

 민준희 

wnsgml0531@naver.com

@he_art_human

 

2025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졸업

2023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개인전

2024   비둘기의 자식(석사 학위 청구전), 용인대학교 박물관, 용인

 

단체전

2024   WAVE IN YONGIN, 로비 갤러리, 용인 ICT 밸리, 용인

2023   YOUNG ARTISTS YONGIN, 로비 갤러리, 용인 ICT 밸리, 용인

 

 

◦◦◦

[103 아트랩]은 

작가에게 3개월 동안 작업과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트스페이스 103은 

인천 청라의 조용한 상업 공간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바로 앞에는 산책로가 있어 

작업에 몰입하면서도 

잠시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트스페이스 103의 [103 아트랩] 프로그램은 

작가의 자율적인 기획을 존중합니다. 

예를 들어, 2개월 동안 작업에 집중하고 

마지막 1개월 동안 전시를 진행할 수도 있으며, 

실험적인 연구를 지속하면서 

중간 중간 오픈 스튜디오를 열어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작업과 전시의 비율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 

작가의 창작 방식과 목표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작업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원한다면 프로그램 기간 동안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103 아트랩은 

작가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할 기회를 제공하며, 

작업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

 

댓글 0

답글 보기
  • 답글
답글 쓰기